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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s with you /Maria Kotrotsou 이 세상 끝에 와 있다는 느낌 그 사이로 강물이 흘러가고 발자국들이 지나가고 슬픔같은 이끼가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 나는 건너갈 세상을 돌아본다 어둠 저 끝에서 몰려오는 바람소리 누군가 내 등 뒤에서 마음 한 끝을 비수로 꽂고 달아난다 이 세상 황량한 이중성의 간판들 점멸등처럼 깜박이는데 어제는 바람이 되었다가 오늘은 사과가 되고 오렌지가 되고 박제가 되어 몸의 꼬리를 감추는 사람들 탓하지마라,눈동자의 크기만큼 보이는 세상 안에서 세상 바깥에서 홀로 남은 자들의 뒷모습 사막의 신기루처럼 서서 내 가는 길 묻지 않으리라 모래의시간....../이영춘 더보기
잊혀지지 않습니다 / Alice In Neverland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갈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가는 것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 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 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셔진 가슴 핏빛 노을에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 더보기
Corsica / Sergei Trofanov 사랑은 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잎새에 머무는 계절처럼 잠시 일렁이면 나무는 자라고 나무는 옷을 벗는 사랑은 그런 수긍 같은 것임을 그러나 불도 아닌 사랑이 화상을 남기었다 날 저물고 비 내리지 않아도 저 혼자 흘러가는 외롭고 깊은 강물 하나를... 사랑은 불이 아님을... / 문정희 더보기
비오는 날 / 이삭빛 비가 내리는 날 떠나가는 뒷모습을 본 자는 젖은 우산을 써라 눈물인지 빗물인지 인생인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혼자서 울어라 비 내리는 날 품에 젖은 눈물을 받아 본 자는 젖은 우산을 써라 사랑인지 빗물인지 인생인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사랑하여라. 비가 내리는 날 둘이서도 혼자라면 젖은 우산을 써라 그리움인지 사랑인지 인생인지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그래, 그렇게 울어라. 사막이 온통 사막임에도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어딘가에서 혼자 울고 있는 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울어라 비오는 날.......... / 이삭빛 더보기
John Grey & Jamie Fraser - All I Want (Outlander) 사랑할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그 사랑을 알면서 거부 하는 남자 매 순간 그 남자를 바라보는 그의 촉촉한 눈빛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렇게도 아픈 사랑이어야 할까? John Grey의 애잔함이 묻어나는 눈빛이 너무 슬프다 더보기
술잔에 잠긴 달 술잔에 잠긴 달 밤의 적막과 함께 풀벌레 찌르레기 우는 소리에 시름은 깊어만 간다 무거운 밤은 그렇게 어둠에서 빛나고 끝나지 않는 마음에 긴 행로는 구불구불 어딘가로 계속되고 있었다. 굴곡지고 울퉁불퉁한 삶을 살아오는 내내 버리고 싶었던 너무도 작은 생각들 너무도 하찮은 열망들 그런데 버린건 아무것도 없네 빈 마음에 등불하나 걸어놓고 술잔에 기우는 달을 마신다 낚인 세월을 마신다 상심한 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더보기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 더보기
물고기가 떠나는저녁 /최형심 엎드린다는 것, 눈가를 훔친다는 것, 머리카락 쓸려가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거기에 없다는 것, 이상하고 아름다운 고장에서 일기를 쓴다는 것, 사물함 속 죽은 딱정벌레를 만진다는 것, 아무도 없는 수요일을 견딘다는 것, 당신 없는 거리에서 발가락이 밤의 날개 아래 들어가 숨죽인다는 것, 지구 저편 숲에 내린 비에 내가 젖는다는 것, 바람 없는 날 흔들린다는 것, 휘파람에 휘어진 마음이꺾인다는 것, 보라색 색연필로 하늘을 그린다는 것, 얇은 수막에 비친 하늘을 보며 끝없이 가라앉는다는 것, 손수레에 실린 바람 위에 당신 이름을 얹어준다는 것, 눕는다는 것, 그리하여 은빛 소음도 없이 내 온몸이 부서진다는 것, 이제 내가 어디에도 없다는 것, 물고기가 떠나는저녁.........../최형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