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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고..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배은미



보낼 수 없는 사람을 보내던 날 성애 꽃처럼 눈물이 맺혀 닦아내도 닦아내도 다시 피어나던 눈물 꽃을 기억합니다 다시는 안부도 묻지 말라던 그 냉담한 눈빛이 무서워가 아니라 삼켜도 삼켜도 내 뱉아 그리울 이름이란 걸 미리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대, 어디서든 안녕할 걸 알지만 이런 나, 어디서도 안녕하지 못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 알고 감히 그대 이름 삼켜보았습니다 보낼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놓았을 때 이미 내 몸엔 눈물 먹고 흐드러진 눈물꽃 천지였는데 알고도 삼킨 그대 이름이 목에 걸려 죽을 만큼 아팠습니다 빛고운 수국 같은 그대가 빛아린 슬픔으로 내 가슴에 피어나던 그날 이후 줄곧 나는 그렇게 살았습니다 눈물꽃 처음 피던 그날 이후 아프지 않아도 되는 날조차 그렇게 많이도 아팠습니다 그런 그대, 눈물이 밥이 아닌 기억이라도 먹고살게 조금은 덜 슬픈 꽃으로 피지 그랬습니까...... / 배은미